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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독서, 토론, 글쓰기 정보

아이의 하루를 기록하는 가장 따뜻한 방법(생활문)

by 책 보물선 2025. 4. 8.

 

 

 

아이의 행복을 기록하는 가장 따뜻한 방법 생활문이라는 글자로 만든 썸네일 이미지

 "오늘 학교에서 뭐 했어?"

 "음... 그냥 놀았어요."

  아이가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알고 싶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짧고 막연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그 하루, 그 짧은 시간 속에도 아이만의 감정과 추억이 숨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그 소중한 순간을 꺼내어 말로 하고 글로 담아내는 것이 바로 생활문 쓰기입니다.

 

생활문 쓰기가 아이에게 중요한 이유 

  생활문은 '내가 직접 겪은 일'을 기록하는 글이에요. 평범한 하루 경험에서도 아이들은 다음과 같은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관찰력 향상 : 주변을 세심하게 바라보는 눈을 키워요. 

📌 감정 표현력 발달 : 기쁨, 슬픔, 실망, 설렘, 행복 같은 감정을 적절히 표현할 수 있어요. 

📌 논리적 사고력 증진 : 사건을 순서대로 정리하며 생각을 정리하는 힘을 키웁니다. 

📌 자아 정체성 형성 : '나는 어떤 아이일까?'를 스스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요.

📌 의사소통 능력 향상 : 생각을 말과 글로 표현하는 연습이 돼요.

 

따뜻한 대화로 하루 한 장면 선택하기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가방을 내려놓는 순간부터 오늘의 생활문 소재가 숨어있어요. 먼저 저녁 식사 시간이나 잠들기 전 엄마가 먼저 "오늘 기억에 남는 순간이 뭐였니?" 하고 부드럽게 물어보세요. 아이가 "피구 게임에서 끝까지 살아남았어요!"라고 말하면 "그때 기분이 어땠어?", "주변 친구들은 너에게 어떻게 말했니?"처럼 살짝만 더 물어보세요. 중요한 건 기억을 바로 글로 쓰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대화를 통해 감정을 선명하게 떠올리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렇게 고른 '하루 한 장면'이 생활문의 씨앗이 돼요.

 

느낌을 살리는 오감노트

  장면이 정해지면 작은 수첩이나 포스트잇을 꺼내 아이와 함께 '본 것, 들은 것, 냄새, 맛, 촉감'을 차례대로 적어 봅니다. 

예를 들면, 피구를 할 때 공이 바로 옆을 스쳐가는 '휘이익 바람 소리'나 상대편이 던진 공을 잡을 때 느껴지는 '따끔한 느낌', 같은 반 친구들이 나에게 응원할 때 느껴지는 '짜릿한 기분'처럼 구체적인 오감을 작성합니다. 이때 엄마는 "응원 소리가 얼마나 컸어?', "아이들의 응원을 받을 때 기분이 어땠어?"처럼 오감의 구체화를 도와주는 감정 안내자가 됩니다.

  대화체를 사용하면 당시 있었던 일을 더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어요.  "와~ 공을 또 잡았어!", "OO이 대박이다!"와 같이 글 속 상황에 알맞은 대화체를 넣어주면 됩니다. 또한 비유 표현도 아이에 글 감각을 키우는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면 '빠르게 지나가는 피구공'을 비유해서 , '피구 공이 활처럼 빠르게 지나갔어요.' 같은 표현들은 글에 활력과 생동감을 줍니다. 오감 노트와 비유가 풍부할수록 글에 생동감이 살아나고, 아이는 느낌을 글로 옮기는 재미를 맛봅니다. 

 

간단한 글쓰기 계획 세우기(시작-전개-마무리)

 생활문도 구조가 있으면 훨씬 쓰기 쉬워요. 세 칸짜리 글쓰기 계획표를 함께 만들어보세요. 

✅ 처음 : '언제, 어디서, 누구와' 

✅ 전개 : '무슨 일이 있었나?' - 구체적으로

✅ 마무리 : '어떤 생각, 감정이 들었나'

 

예를 들면, 

✅ 처음 : 지난 토요일 워터파크에서 친구와

✅ 전개 : 100m 길이의 워터슬라이드를 타려고 도전했는데 키가 작아서 친구와 나는 타지 못했다.

✅ 마무리 : 그동안 편식하고 일찍 자지 않은 것이 후회되서 친구와 여름 방학 때 많이 먹고, 키 커서 다시 오자고 약속했다. 

  이렇게 한 문장씩만 채우고 나면, 글에 뼈대가 완성되고, 자연스럽게 한 편의 생활문으로 발전시킬 수 있어요. 

 

함께 쓰고 다듬어요. 

  계획표가 완성되면 드디어 생활문 쓰기를 시작합니다. 아이가 첫 문장을 적는 동안 엄마는 조용히 기다려 주세요. 쓰다가 막히면 "옆에 친구가 아웃당하고 무슨 말을 했니?", " 상대편이 던진 공을 잡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니?"처럼 열린 질문으로 아이가 다시 기억을 불러오게 돕습니다. 그리고 생활문이 완성되면 아이와 소리 내어 함께 읽어 보세요. 문장이 어색하게 이어지거나, 같은 단어가 반복되는 경우가 자연스럽게 보일 거예요. 이때 "글에서 '신났다'가 두 번 나왔네 다른 말로 고쳐볼까?"처럼 부드러운 질문으로 내용을 수정해 주세요.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마지막에 자주 반복되는 실수만 가볍게 알려주면 충분합니다. 글을 전문적으로 잘 쓰는 것보다 글쓰기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꾸준히 글쓰기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사실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에요. 한편에 글에서 꼼꼼히 봐주어도 크게 좋아지지 않습니다. 그것보다는 아이가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는 데 초첨을 맞춰주시면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는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잘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처음엔 단어만 나열해도 괜찮아요. 느려도, 서툴러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글을 쓰는 시간 속에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공유한 경험과 감정들입니다. 완성된 글을 프린트해서 냉장고에 붙이거나 가족 채팅방에서 사진으로 올려 가족들과 함께 아이의 완성작품을 나누세요. 거기에 가족들의 '좋아요. 스티커'나 '구체적인 칭찬 댓글'이 붙으면 아이는 힘들었지만 '진짜 작가'가 된 것처럼 즐겁고 뿌듯할 거예요. 다음 날부터 아이는 일상에서 또 즐거운 글쓰기 소재를 찾으러 눈을 부릅뜨고 다며 내면이 점점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여줄거예요.

  생활문 쓰기는 결국, 아이가 스스로를 이해하고 주변을 사랑하는 힘을 길러주는 가장 따뜻한 글쓰기가 됩니다.